머물지 말고 흘러라
머물지 말고 흘러라

『머물지 말고 흘러라』 리뷰 – 나를 다시 시작하게 하는 마음의 순례기

“머무는 순간, 낡은 것이 되어버립니다.”
베네딕토 수도원의 침묵 속에서 들려온 영혼의 속삭임.
안셀름 그륀 신부가 전하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의 메시지.


책 정보

  • 제목: 머물지 말고 흘러라 – 성자 안젤름 그륀의 마음 순례기
  • 저자: 안셀름 그륀
  • 엮은이: 안톤 리히텐아우어
  • 사진: 이겸
  • 출판: 21세기북스, 2008년
  • 원제: Vergiss das Beste nicht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좋은 것)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한 해의 끝자락, 문득 멈춰 서게 됩니다.
"지금 이 삶의 방향이 맞는 걸까?" "나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그럴 때 이 책은 마치 영혼의 이정표처럼 다가왔습니다.
자극적인 위로나 훈계가 아닌, 조용한 통찰과 따뜻한 깨달음으로 가득한 책.


책의 구성 – 삶을 관통하는 6가지 주제

이 책은 인생을 여섯 개의 테마로 나누어,
삶의 시작부터 고통, 관계, 쉼, 그리고 다시 시작까지를 성찰합니다.

1. 시작 – “황무지를 일구는 수고로움”

시작은 그 자체로 두려운 일입니다.
익숙한 것을 내려놓아야만 새로움이 시작됩니다.
삶이라는 황무지 앞에서, 지금 어떤 땅을 일굴 것인가?

2. 인연 – “설렘은 인연이 주는 가장 큰 선물”

필요에 의한 관계만으로는 영혼이 메마릅니다.
때론 장난기 있고, 따뜻한 온기로 가득한 관계가 필요합니다.
가까움과 멂 사이의 긴장을 받아들이는 것이 성숙함입니다.

3. 동경 – “마지막까지 걸어갈 때 꿈은 현실이 된다”

우리를 앞으로 이끄는 것은 ‘바다에 대한 동경’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가고자 하는 길, 끝까지 걸어가고픈 삶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4. 고통 – “낮은 정상을 올라야 더 높은 봉우리를 볼 수 있다”

실망과 고통은 때로 진실을 보는 창이 됩니다.
고통을 밀어내지 말고, 그것을 통과하며 성장해야 합니다.

5. 쉼 – “스스로 허락할 때, 우리는 쉴 수 있다”

쉴 권리는 외부가 아닌 ‘내 안’에서 시작됩니다.
무조건적인 달림에서 벗어나 쉼을 허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6. 다시 시작 – “머무는 순간, 낡은 것이 된다”

성숙은 좁은 통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얻어집니다.
고통스러운 그 통로를 피하지 않고 지나야 진짜 변화가 찾아옵니다.


인상 깊은 문장

“삶은 일 년 안에 모두 일굴 수 없습니다.
올해, 나는 인생의 어떤 땅을 일굴 것인지 결정하십시오.”

“진정한 시작은 놓아주는 데서 출발합니다.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 성장의 첫 걸음입니다.”


감상과 사색

이 책은 빠르게 스쳐가는 자극이 아니라,
조용히 내 안에 머물며 삶을 정리하게 하는 책입니다.

무언가 새로 시작하고 싶은 사람,
올해를 돌아보며 마음을 정돈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기도처럼, 명상처럼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삶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싶은 분
  • 연말연시, 인생을 돌아보며 조용히 정리하고 싶은 분
  • ‘시작’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분
  • 관계, 고통, 쉼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고 싶은 분
  • 단단한 문장과 잔잔한 사진이 주는 위로를 느끼고 싶은 분

"멈추지 말고, 흘러가세요"

『머물지 말고 흘러라』는 삶에 대해 뭔가 거창한 해답을 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멈춰 있는 그 자리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등 뒤에서 등을 살짝 밀어주는 손길
같은 책입니다.

당신이 오늘 머물러 있는 그 자리,
그곳에서 흘러야 할 시간의 방향을 다시 느껴보세요.
삶은 늘 흐르고 있고, 우리는 그 흐름을 타는 순례자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