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이란 말의 무게 – 다자이 오사무 『인간의 실격』 독서 후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명작 『인간의 실격』을 소개해 보려 해요. 다소 무거운 제목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아주 깊은 성찰과 애틋한 고백이 담겨 있어요. 다자이 오사무의 문체는 서정적이면서도 절절하고,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합니다.
『인간의 실격』은 단순히 “나는 실패한 인간이다”라는 선언을 넘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차분하게 풀어내는 한 남자의 회고록 같은 소설이에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무겁고 슬프지만, 왠지 모를 연민과 따뜻함이 남아요.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 실격당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그 안에도 여전히 삶을 살아가려는 몸부림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1. 주인공 ‘요조’의 슬픈 분장
『인간의 실격』은 한 인물, 오바 요조의 고백록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야기는 ‘서문’, ‘수기 3편’, 그리고 ‘후기’로 이루어져 있지요. 서문에서는 요조라는 인물이 남긴 수기를 읽게 된 사람의 입장에서 간략한 소개가 나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요조의 이야기, 그러니까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 토해낸 수기가 펼쳐지지요.
요조는 어릴 적부터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마치 사회적 역할을 연기하듯 살아갑니다. 그는 타인과 어울리는 것보다 그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망에 휘둘려, 광대처럼 행동합니다. 사람들을 웃기며 자신의 진짜 감정을 감춥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신을 점점 갉아먹는 일이었어요.
그가 말하죠.
“나는 사람들 앞에서 웃는 법만 배웠다. 그 웃음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 믿었지만, 그 웃음 때문에 점점 나는 나를 잃어갔다.”
이 문장을 읽고 잠시 책을 덮고 한참을 생각했어요. 우리도 때때로 요조처럼, 웃고 있지만 내면은 울고 있는 그런 날들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낯설지 않고, 오히려 너무 익숙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 무너지는 인간, 그리고 실격 선언
요조의 삶은 점차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술과 마약, 여성 편력, 자살 시도… 그 모든 것은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한 몸부림 같았어요. 그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고, 끝내 “나는 인간으로서 실격당했다”고 선언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격’이라는 말이 곧 ‘폐기’나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에요. 요조는 자신의 고통을 솔직하게 써 내려가며 인간 본질에 대해 묻고 또 묻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이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어요. 그리고 그 질문들은 독자인 우리에게도 똑같이 던져집니다.
책을 읽는 동안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요조는 정말 실격당한 인간일까?”
“그가 죄를 지었을지언정, 그는 단 한 번도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잖아.”
그의 아픔과 고독이 너무나 인간적이었기에, 오히려 더 그를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3. 작가의 삶이 투영된 문학
『인간의 실격』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 중 하나는,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에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외로움과 열등감에 시달렸고, 반복된 자살 시도 끝에 결국 이 작품을 발표한 이듬해에 연인과 함께 생을 마감했죠.
이런 배경을 알고 읽다 보면, 이 소설은 마치 유서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남긴 진심 어린 편지 같기도 해요.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절절한 감정이 담겨 있어요. 단순히 ‘작품’으로 읽기보다,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는 비록 문학적으로는 ‘실격’이 아닌 ‘영원한 불후의 작가’가 되었지만, 인간으로서는 너무도 고단한 길을 걸었어요. 그래서 『인간의 실격』은 그저 어둡고 우울한 소설이 아니라, ‘한 인간이 마지막으로 세상과 나눈 대화’처럼 느껴집니다.
4.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 스스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 있는 분들: 요조의 삶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싶은 독자: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무게가 있습니다.
- 일본 문학에 입문하고 싶은 분들: 다자이 오사무의 문체는 처음 접해도 매력적이에요.
- 감정이 섬세한 문학을 찾는 분들: 요조의 고백은 한 편의 시처럼 마음을 울립니다.
5. 우리가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책을 덮으며 생각했어요. 과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사회의 기준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만이 ‘자격’ 있는 삶일까요? 아니면 요조처럼 무너지고 고통받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마주보는 삶도 ‘인간다운’ 삶이라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실격』은 그렇게 정답을 내리기보다는, 독자 스스로가 답을 찾아가도록 이끕니다. 책 속 요조의 외침은 결국 우리 모두의 외침일지도 몰라요.
“나는 아직도 살아 있어요. 실격당했지만, 그래도 숨 쉬고 있어요.”
6. 마무리 한 줄 평
『인간의 실격』은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한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그 슬픈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어쩌면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작품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람다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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