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나’의 경험이 좋은 글의 밑거름
글을 잘 쓰기 위한 첫걸음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 나”에서 출발하면 됩니다. 결국 가장 좋은 글은 내 이야기에서 나오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대단한 이야기’를 쓰려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은 거창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작고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1. 낯선 주제, 어떻게 글로 쓸 수 있을까?
가끔 글쓰기 주제가 내 삶과는 너무 동떨어져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주제를 마주하면 대부분 손이 멈추고, 막막함이 밀려오곤 하죠. 그럴 때는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오염’이라는 주제가 주어졌을 때, 우리가 그 주제 전체를 다룰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지구온난화, 탄소 배출량 통계 같은 거창한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이렇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작년 여름, 동네 하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러 갔다가 썩는 냄새에 코를 틀어막았던 기억이 난다. 알고 보니 인근 공장에서 오염된 폐수를 몰래 흘려보냈던 거였다.”
이처럼 자신이 직접 겪은 사건으로 시작하면, 그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내 삶에서의 경험을 통해 주제를 끌어오면 글은 훨씬 더 설득력 있고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2. 기자가 된 것처럼 주변을 관찰해보자
글이 막히고 쓸 주제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스스로를 기자라고 상상해 보세요.
기자들은 기사를 쓰기 위해 현장에 나가 수많은 시간을 기다리며 사람을 만나고, 질문하고, 관찰합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소재를 찾습니다.
우리는 전문 기자가 아니기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 주변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습관은 가질 수 있습니다.
내 방, 주방, 골목길, 정류장, 학교, 마트, 카페…
이 모든 공간에서 ‘글감’은 흘러다닙니다. 내 주변의 아주 사소한 일상들, 사람들과의 대화, 지나가는 풍경에서도 이야기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3. 일상을 기록하면 글이 보인다
현대인은 모두 스마트폰을 갖고 있습니다. 언제든 사진을 찍고, 메모하고, 녹음할 수 있죠. 이것은 글쓰기의 보물창고가 됩니다.
예를 들어보세요. 어느 날 찍어둔 사진 하나를 꺼냈다가 그때의 냄새, 소리, 기분까지 생생히 떠오른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이렇게 기록은 기억을 돕고, 기억은 글을 만들 수 있는 씨앗이 됩니다.
그리고 꼭 지금 당장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사진이나 메모를 며칠, 몇 주 후에 다시 보면 그제야 생각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글의 숙성 과정입니다.
4. 학생의 글쓰기는 ‘지금 당장’이 많다
현실적으로, 학생들의 글쓰기는 여유롭지 않습니다. 대부분 주어진 시간 안에 써야 하고, 그것도 시험이라는 형식으로 평가받습니다. ‘생각할 시간’보다는 ‘바로 써야 하는 압박’이 큰 상황이 많습니다.
그럴 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내 경험을 끌어오는 것입니다.
- 주제가 주어지면
- 그것과 관련된 나의 경험을 떠올리고
- 그 경험 안에서 있었던 대화나 장면을 정리한 뒤
- 내 생각을 덧붙여서 글을 마무리합니다.
이 구조만 익혀도 어떤 주제든 훨씬 편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5. 대화체는 글을 생동감 있게 만든다
글을 재미있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대화체입니다.
학생들의 글을 보면 대부분 줄글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글 중간에 실제 대화를 넣으면 글이 확 살아납니다.
예를 들어,
엄마는 나에게 숙제를 하라고 말했다.
보다
엄마가 말했다. “당장 숙제해!”
가 훨씬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 장면이 그려집니다.
대화체를 쓸 때는 반드시 따옴표(" ")를 사용하고, 줄을 바꾸어 문장을 분리해야 합니다. 이 방식은 글의 리듬을 만들고, 독자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너무 많은 설명 없이도 말 한마디로 상황을 전달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느낌표는 한 개만 씁니다.
“숙제해!”만 해도 충분한데, “숙제해!!!”는 촌스럽고 과해 보일 수 있습니다.
6. 경험이 없으면 만들어라? 아니, 찾아라!
주어진 주제에 대해 쓸 직접적인 경험이 없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 주제와 관련된 비슷한 상황, 간접 경험, 대화, 뉴스, 친구 이야기, 책 내용 등 내 주변에서 연관 지을 수 있는 것들을 끌어와 연결해보면 됩니다.
글쓰기는 ‘진짜 경험’만이 아니라, 내가 연결 지어 해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재료가 됩니다.
“나는 환경 문제에 대해 잘 몰라요.”
라고 하지 말고,
“나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텀블러를 쓰기 시작했다.”
처럼 작고 사소한 경험에서 시작해보세요.
그렇게 쓰인 글이 가장 진실되고 흥미롭습니다.
7. 경험을 통해 ‘내 이야기’를 쓰는 힘
많은 학생들이 글을 쓰면서 자꾸 어려운 단어, 고급 문장, 대단한 사건을 떠올리려 합니다.
하지만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이야기는 평범합니다. 그러나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는 특별합니다.
그래서 좋은 글은 결국 이렇게 쓰입니다:
- 내가 직접 본 것
- 내가 느낀 감정
- 내가 한 말
- 내가 들은 이야기
- 내가 겪은 사건
이 모든 것이 모여 ‘나의 언어’로 쓰인 글이 되는 것입니다.
8. 정리하며: 지금, 여기, 나로부터
글쓰기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크게 생각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출발하세요.
지금, 여기, 나. 이 세 가지가 만나는 지점이 글의 시작점입니다.
주제가 어렵다면 연결 고리를 찾아보세요.
쓸 게 없을 땐 기자처럼 관찰해보세요.
머릿속이 막힐 땐 기록을 꺼내 보세요.
표현이 밋밋할 땐 대화체를 넣어보세요.
시간이 없을 땐 내 경험을 구조화해 써보세요.
대단하지 않아도 됩니다. 진짜 이야기가 더 큰 울림을 줍니다.
당장 오늘부터, 내 스마트폰 사진첩을 꺼내 한 장의 사진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세요. 그 장면에서부터 하나의 글이 탄생합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글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라, 나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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