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세상 속 따뜻한 성장 이야기: 손원평의 『아몬드』"

 

『아몬드』: 감정을 배우는 소년, 세상을 이해하다

『아몬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의 성장 이야기입니다. 윤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나 공포 같은 기본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감정 표현 불능’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이 독특한 설정은 소설 전체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윤재는 사랑으로 자신을 키워온 엄마와 할머니 덕분에 조용하고 안정된 삶을 이어가지만, 어느 날 끔찍한 사건을 겪으며 세상과 정면으로 부딪히게 됩니다. 상실과 고통 속에서 윤재는 처음으로 '감정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감정이 없는 윤재가 오히려 더 따뜻하고 진실된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은 독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합니다.

특히, 거칠고 폭력적인 친구 '곤이'와의 만남은 윤재의 내면을 서서히 흔듭니다.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두 소년이 서툰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며, 윤재는 점차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곤이 역시 윤재를 통해 조금씩 변해갑니다. 이들의 우정은 소설에 깊은 감동을 더합니다.

『아몬드』는 감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게 만듭니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 덕분에 이야기는 빠르게 읽히지만, 다 읽고 나면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
자신과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읽어야 할 성장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