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AI 지도책 -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재편하는 인공지능의 실체

칠갑산코뿔소 2025. 5. 12. 20:54

 

《AI 지도책》 감성 리뷰 ― 인공지능, 그 이면의 진실을 마주하다

AI지도책
AI지도책

우리는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개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더 나은 삶, 똑똑한 기술, 편리한 일상. AI가 가져다줄 미래는 마치 영화 속의 환상처럼 반짝여 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환한 빛 뒤편에는 우리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한 그늘이 있습니다. 케이트 크로퍼드의 『AI 지도책(Atlas of AI)』은 바로 그 어두운 구석을 향해 손전등을 비추는 책입니다.

이 책은 AI를 단순한 기술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추출의 기술’로 정의하며, 자원과 노동, 데이터, 감정까지도 흡수하는 시스템으로 바라봅니다. AI는 단순히 알고리즘이 아닌, 우리의 지구와 사회, 사람의 삶을 재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 AI는 어디에서 오는가?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무형의 ‘머리 좋은 소프트웨어’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크로퍼드는 그것이 얼마나 많은 자원, 노동, 감시, 그리고 권력을 바탕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낱낱이 보여줍니다.

리튬이 채굴되는 광산, 수많은 디지털 노동자들이 반복적으로 데이터를 정제하는 플랫폼, 아마존의 물류창고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노동자들, AI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비가시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지구의 자원과 인간의 시간이 깃든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AI를 통해 만들어지는 이익이 과연 누구의 몫인지 묻습니다. 기술의 편리함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우리가 누리는 ‘스마트한’ 일상의 이면에는 누군가의 피곤한 노동과 침묵이 있다는 사실을, 책은 정중하면서도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2. AI가 만드는 불평등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AI가 ‘공정한 기술’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AI는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고, 인간의 편견과 차별이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성별, 인종, 경제적 배경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알고리즘, 감정을 수치화하여 분석하는 ‘감정 AI’의 위험성, 그리고 데이터 수집과 감시 자본주의까지… 이 책은 AI가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실상은 우리 자신이 상품이 되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3. 기술과 권력의 결합

AI는 단순히 민간 기업의 영역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 책은 AI가 국가 권력, 군사, 치안 시스템과 어떻게 결합되고 있는지도 자세히 설명합니다.

정부와 군은 AI를 통해 시민을 감시하고, 위험을 예측하고,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합니다. 이러한 기술이 정당성을 얻는 순간,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더 큰 통제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셈이죠.

AI 기술이 인간의 자유를 해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억누르는 방식으로 쓰인다면 그것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은 가치중립적이지 않으며, 그것을 어떻게 설계하고 사용하는지가 사회 전체를 결정짓는 핵심이 됩니다.


4. 감정을 읽는 기계?

크로퍼드는 특히 감정 인식 AI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냅니다. 인간의 감정을 표정이나 목소리로만 판단하고, 그것을 알고리즘으로 분류한다는 개념은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기술이 감정을 ‘측정’하는 순간, 우리는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내면을 단순한 데이터로 축소해버리는 위험을 감수하게 됩니다.
사람은 숫자가 아닙니다. 감정도, 삶도, 상황도 각각의 고유한 맥락 속에 존재합니다.
이 책은 그런 ‘기계적 단순화’에 경종을 울립니다.


5.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AI 지도책』은 단지 문제만을 지적하는 책이 아닙니다.
저자는 우리가 가야 할 대안의 길도 함께 제시합니다. 그것은 기술을 정의와 평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그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입니다.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묻지 않는다면, 기술은 누구에게도 진정한 진보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6. 마무리하며

《AI 지도책》은 눈앞의 편리함에만 집중하던 나의 시선을 더 멀리, 더 깊게 데려갔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인공지능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 자연의 자원, 사회의 구조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고, ‘기술을 만든 사람’이 아닌 ‘기술에 의해 영향받는 사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AI를 무조건적인 진보의 상징으로 바라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그 배경에 숨겨진 구조적 불평등을 직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책에서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통찰이 아닐까요?


📌 책 제목: 《AI 지도책 –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재편하는 인공지능의 실체》
저자: 케이트 크로퍼드
출판사: 소소의책 | 출간일: 2022년 11월 29일
원제: Atlas of AI


혹시, 지금 사용하고 있는 AI 기술이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셨나요?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는 깊은 울림의 책입니다.

기술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당신은 AI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계신가요?


“기술은 진보가 아니라 선택이다. 그 선택이 정의로울 수 있도록, 우리는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질문해야 한다.”
— 《AI 지도책》을 덮으며 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