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의 역사와 현대 교회의 문제점 – 성경적 해석은?
1. 십일조의 역사
십일조(tithe)는 원래 ‘전체 수입의 10%를 바치는 것’을 의미하며, 그 기원은 고대 이스라엘의 율법에서 시작되었다.
(1) 고대 이스라엘 시대 구약성경에서 십일조는 주로 레위 지파(제사장과 성전 봉사자)를 위한 생계 지원과 성전 유지, 가난한 자들을 돕기 위한 목 적으로 시행되었다. 십일조에 대한 주요 규정은 다음과 같다.- 레위기 27:30-32: “땅의 십분의 일은 여호와의 것이니 그것은 여호와의 성물이라.”- 민수기 18:21-24: 십일조는 제사장과 레위인들의 생계를 위해 주어졌다.- 신명기 14:22-29: 십일조는 3년마다 가난한 자와 외국인을 위해 사용되기도 했다. 이 당시의 십일조는 단순한 헌금이 아니라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사회적 구조의 일부였다.
(2) 신약 시대와 초기 기독교 예수님과 사도들은 십일조를 직접적으로 폐지하지는 않았지만, 강조하지도 않았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이 십일조를 철 저하게 지키면서도 정의와 자비를 소홀히 한다고 비판했다(마태복음 23:23). 초대교회에서는 십일조 대신 “각자의 형편에 따라 기꺼이 나누는 헌금”을 강조했다(고린도후서 9:7). 신약성경에서는 십 일조보다는 “자발적인 헌금”과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여겼다.
(3) 중세 교회와 십일조의 변질 중세 시대가 되면서 십일조는 의무화되었고, 교회의 재정을 위한 세금처럼 변질되었다. 유럽의 가톨릭 교회는 십일조를 강 제하면서 성직자들의 부유한 삶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농민들은 강제적으로 십일조를 내야 했으며, 이를 내지 않으 면 교회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
(4) 종교 개혁과 십일조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루터와 칼뱅은 십일조의 강제성을 비판하고, 헌금은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개 신교 교회들도 결국 교회 운영을 위해 십일조를 유지하게 되었다.
(5) 현대 교회의 십일조 현재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에서는 십일조를 중요한 헌금의 형태로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교단에서는 십일조를 내지 않으 면 신앙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가르친다.
2. 현대 교회에서 잘못된 십일조 관행
(1) 십일조를 ‘강제 헌금’으로 가르침 성경에서는 헌금은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일부 교회에서는 십일조를 신앙의 필수적인 요소로 강요한다.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축복을 받지 못한다”는 식의 가르침은 성경적 근거가 부족하다.
(2)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저주받는다는 가르침 말라기 3:10에서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면 하늘 문을 열고 복을 주신다”는 구절을 근거로,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하나님의 저주를 받는다고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말씀은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율법이며, 신약 시대의 교 회와 개별 신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
(3) 십일조 사용의 불투명성 교회가 십일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헌금이 목회자의 사치나 특정 계층을 위한 용도 로 사용되기도 하며, 재정 관리가 비공개로 운영되면서 교인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4) 신도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줌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십일조를 내도록 강요하는 것은 신도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는 일이다. 특히 소득이 낮거나 생 활이 어려운 교인들에게 십일조를 강제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8:12에서 “있는 대로 즐 겁게 내라”고 가르쳤지, 일정 금액을 강요하지 않았다.
(5) 십일조를 ‘신앙 점검 도구’로 삼음 일부 교회에서는 십일조를 신앙의 척도로 삼아, 십일조를 내는 사람만 교회 내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게 하거나, 십일조를 내지 않는 성도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신앙은 헌금의 액수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 객관적인 요약
안용수 저자의 『십자가에 못 박힌 십일조』는 십일조에 대한 신학적, 역사적, 성서적 분석을 바탕으로 오늘날 교회에서 시행 되는 십일조 헌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책이다. 저자는 구약 시대의 십일조 규례가 현재 교회의 십일조와 다르다는 점을 밝히며, 오늘날 십일조 강요가 성경적 근거가 부족한 날조된 교리임을 주장한다. 특히 마태복음 23장 23절을 중심으로 예수의 말씀을 신학적 해석을 통해 분석하며, 성경 본문을 오해한 결과 십일조가 왜 곡되었음을 강조한다. 또한, 십일조를 강요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을 부정하는 행위이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신 신자들은 자유롭고 기쁜 마음으로 헌금을 해야 하며, 특정 교회에만 헌금을 해야 한다는 규칙도 폐 지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 책은 신약성서 해석학(석의학, Exegesis)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십일조에 대한 오랜 신학적 논쟁을 정리하며, 십일조에 대한 성서적 이해를 바로잡고 교회의 개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4. 비판적 분석
이 책은 십일조 문제를 신학적·역사적·성서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으며, 기존의 십일조 개념에 대한 새로운 시 각을 제시한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발견된다.
1) 십일조 폐지의 대안과 현실성 저자는 십일조 폐지를 주장하지만,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자유로운 헌금’이 실제로 교회의 재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부족하다. 현재 교회는 십일조를 통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갑자기 없앤다면 교회 운영 이 어려워질 수 있다. 헌금을 완전히 자율화할 경우, 교회의 지속 가능성과 공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필요해 보인다.
2) 교회 개혁에 대한 기대치 저자는 십일조를 폐지하면 교회가 보다 성경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보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는 의문이 다.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 역사에서도 재정 문제는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 왔으며, 단순히 십일조를 폐지한다고 해서 교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3) 신학적 해석의 신뢰성 저자는 영국 애버딘대학에서 신약석의학(Exegesis)을 전공했다고 밝히며, 신학적 방법론을 통해 십일조 본문을 재해석하 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해석이 모든 신학자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기존 교단이나 신 학자들의 견해와 비교하여 비판적 논의를 좀 더 균형 있게 제시했다면 더 설득력 있는 책이 되었을 것이다.
5. 개인적인 느낌
이 책을 읽으며 십일조에 대한 기존의 신앙적 개념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교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십일 조 헌금이 성경적으로도 그렇게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저자가 강조하는 ‘강요 없는 헌금’과 ‘자율적인 신 앙 실천’이라는 방향성에는 깊이 공감한다. 신앙은 강압적인 규율이 아니라, 기쁨과 자유 속에서 실천되어야 한다는 점에 서 이 책이 제시하는 문제의식은 유의미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부분이 아쉽게 다가왔다. 만약 십일조가 사라진다면, 작은 교회들이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교 회들은 유지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 십일조가 없어진다고 해서 교회 재정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헌금의 방식이 바뀌더라도 신자들의 마음가짐과 교회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십자가에 못 박힌 십일조』는 십일조 문제를 신학적으로 깊이 있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기존 신앙관에 도전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 다만, 현실적인 대안을 더 고민해야 할 필요도 있으며, 개인의 신앙과 교회의 재정 운영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6. 결론: 십일조에 대한 올바른 이해
십일조는 원래 구약 시대에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제도였으며, 신약 시대에는 자발적인 헌금으로 변화되었다. 따라서 현대 교회에서는 십일조를 강요하기보다는,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헌금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성경적인 방향이다. 현대 교회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1. 십일조를 강요하지 않고, 자발적인 헌금을 강조해야 한다.
2. 헌금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3. 어려운 형편의 신도들에게 헌금을 강요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4. 신앙의 척도로 헌금을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교회의 재정 운영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헌금이 올바른 목적에 사용될 때, 신자들도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께 드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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