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끝없이 갈망하는 인간의 노래 – 괴테 『파우스트』를 읽고

칠갑산코뿔소 2025. 5. 15. 20:27

 

끝없이 갈망하는 인간의 노래 – 괴테 『파우스트』를 읽고

파우스트
파우스트

“인간은 끝없이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지.”
괴테의 『파우스트』를 덮은 후, 이 문장이 오래도록 가슴 속에 남았습니다. 이 한 줄은 마치 우리 모두의 삶을 관통하는 진실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늘은 이 깊은 울림을 담아, 한 편의 고전이 내 삶에 남긴 흔적을 글로 나누고자 합니다.


무엇이 인간을 움직이는가 – 『파우스트』라는 거울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의 거장,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평생을 바쳐 완성한 걸작입니다. 제1부는 1808년에, 제2부는 괴테 사후인 1832년에 세상에 나왔죠.
이 작품은 실존했던 인물 파우스트 박사를 모델로 하여, 한 인간이 진리를 찾아 방황하고 욕망을 좇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이야기 이상으로, 이 작품은 인간의 존재, 구원, 죄, 그리고 끝없는 추구의 의미를 묻는 거대한 철학적 여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진리를 갈망하는 절망 – 파우스트의 고독한 밤

파우스트 박사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했지만, 마음은 텅 비어 있습니다. “나는 내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아님을 안다.” 그는 진리를 원했지만, 학문도, 철학도, 신앙도 그에게 답을 주지 못합니다.
이 절망은 오늘을 사는 우리와도 닮았습니다. 많은 것을 알고, 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정작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엔 늘 허전한 답밖에 떠오르지 않으니까요.

그 순간, 유혹처럼 나타나는 존재 – 바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파우스트는 그와 운명적인 계약을 맺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만족하여 이 순간에 머무르고 싶다면, 그 즉시 내 영혼을 가져가라.” 이 위험한 약속은 결국 행복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상징합니다.


악마와의 계약 – 쾌락인가, 해방인가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젊게 만들어주고, 그를 세속의 쾌락으로 이끕니다. 아름다운 여인 마르그레트, 향락, 마법, 권력… 하지만 파우스트는 그 어느 순간에도 완전히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갈망합니다. 바로 이 ‘멈추지 않는 욕망’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본질이라고 괴테는 말합니다. 우리가 늘 “조금만 더…”를 외치며 사는 것도, 바로 이 파우스트적 충동의 연장선이 아닐까요?


마르그레트 – 사랑과 죄, 그리고 구원의 아이러니

파우스트가 사랑하게 된 마르그레트는 순수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랑은 너무도 치명적이었고, 결국 그녀는 아기를 죽인 죄로 감옥에 갇힙니다.
그녀는 눈물 속에서 기도하고, 하늘은 그녀를 용서합니다. 괴테는 이 장면을 통해 진정한 회개와 용서, 구원은 인간이 아닌 신의 몫임을 이야기합니다.

한 여인의 눈물과 기도가, 모든 죄를 넘어 구원을 부르짖는 그 장면은 오래도록 가슴을 울립니다. 인간은 약하지만, 사랑과 신뢰, 그리고 회개의 마음만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제2부 – 인간의 삶은 어디로 향하는가

제1부가 내면의 욕망과 사랑을 중심으로 했다면, 제2부는 훨씬 더 복잡한 주제로 확장됩니다. 역사, 신화, 정치, 예술, 철학 등 방대한 소재들이 파우스트의 여정 속에 펼쳐집니다.

파우스트는 이윽고 ‘모두가 함께 사는 공동체’를 꿈꾸며 그 땅을 일구려 합니다. 그 순간, 그는 마침내 말합니다.
“이 순간, 멈추어 다오.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악마 메피스토는 승리를 외치지만, 천사들은 그의 영혼을 구원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끝까지 노력했고, 방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황의 끝은 어디인가 – 『파우스트』가 남긴 메시지

괴테는 이 작품을 통해 말합니다.

“인간은 실수하고, 죄를 짓고, 넘어지지만, 끊임없이 나아가는 한 구원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지요.
우리는 늘 만족을 갈망하면서도, 온전한 순간은 쉽게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괴테는 말합니다.
완벽한 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완벽을 향해 걷는 우리의 의지와 걸음이 더 소중하다고요.


나만의 파우스트를 만나다

『파우스트』는 단순한 문학 작품이 아니라, 내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었습니다.
나 역시 때로는 무의미에 휩싸이고, 때로는 욕망에 휘둘리며, 때로는 사랑으로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를 다시 살아가려는 마음,
그 마음이 파우스트가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던 바로 그것 –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삶에도 파우스트가 있나요?

혹시 여러분은 지금 어떤 욕망과 방황 속에 계신가요?
파우스트처럼 누군가와 계약을 하고 싶을 만큼 간절한 순간이 있었나요?

괴테는 말합니다.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한, 인간은 희망이 있다.”

이 아름다운 문장을 가슴에 담으며, 저 역시 다시 한 걸음 내딛습니다.
오늘의 방황이 내일의 성숙이 되길 바라며.


📘 추천 포인트 요약

  • 『파우스트』는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인 걸작입니다.
  • 지식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삶의 허무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 사랑, 죄, 용서, 권력, 예술, 공동체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아우릅니다.
  • 결국 인간의 가치는 ‘끊임없는 추구’와 ‘멈추지 않는 의지’에 있음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