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 『그릿(Grit)』 앤절라 더크워스 저
1. 서론 – 재능보다 끈기가 중요한 이유
나는 책을 읽을 때 항상 ‘이 책이 지금 내 삶에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부터 던진다. 『그릿』은 그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는 책이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는 ‘빠른 성과’와 ‘즉각적인 보상’이 지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인내심은 시대착오적인 가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재능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바로 열정과 끈기, 즉 그릿(Grit)이라는 사실을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입증한다.
책을 펼치면 ‘성공하는 사람의 비밀’이 결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오랜 시간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힘이라는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를 이해하고 나면,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다. 나 역시 그릿이 부족했던 순간들과, 그 덕분에 성장했던 순간들을 돌아보게 됐다.
2. 그릿의 정의와 중요성
저자가 말하는 그릿은 “장기적인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열정과 인내심”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한 번의 강렬한 노력’이 아니라 수년, 수십 년 동안 변치 않는 집중이다.
앤절라 더크워스는 하버드, 옥스퍼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연구하며, 교육, 군사, 스포츠,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재능이 뛰어난 사람보다 그릿이 높은 사람이 더 높은 성취를 거두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릿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재능은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끈기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든다. 저자는 말콤 글래드웰의 추천사를 인용하며, “성공하는 사람을 구분 짓는 특성은 열정과 끈기”라는 진리를 다시 상기시킨다.
3. 그릿의 네 가지 핵심 요소
1) 관심사의 명확화
저자는 열정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질문을 던지라고 말한다.
“나는 무엇에 자주 관심을 두는가? 무엇을 즐겁게 느끼고, 무엇을 힘들어하는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작은 호기심을 추적하다 보면 점차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분야가 좁혀진다.
나 역시 예전에 직업을 선택할 때 ‘돈’보다 ‘호기심’이 지속되는 일을 골랐을 때 더 오래 버틸 수 있었다.
2) 의식적 연습
그릿을 기르는 핵심 방법 중 하나는 의식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다.
이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약점을 찾아내어 그 부분을 개선하려는 집중적 노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피아니스트가 이미 잘 치는 곡을 반복하는 것은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어려운 구간만 떼어 연습하는 것이 기량 향상에 더 효과적이다.
저자는 이런 연습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루 일정에 연습 시간을 고정시켜 놓는 것이 비밀이다.
3) 높은 목적의식
열정의 원천은 흥미와 목적이다. 흥미가 자기만족에 가까운 감정이라면, 목적은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은 마음이다.
저자는 투지가 강한 사람들의 성숙한 열정은 이 두 가지가 결합된 형태라고 말한다.
내가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그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 우리는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기업가, 교육자, 사회운동가들이 장기간 활동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4) 희망과 재도전의 태도
‘칠전팔기’라는 말처럼, 실패 후 다시 일어나는 능력은 그릿의 핵심이다.
저자는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 낙관주의자: 고통을 일시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로 해석한다.
- 비관주의자: 고통을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원인으로 해석한다.
결국, 부정적인 사건이 닥쳤을 때 ‘이건 영원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인식하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를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실증 사례와 연구
저자는 미국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신입생, 전국 스펠링 대회 참가자, 대기업 신입사원 등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그릿 점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성취도와 재능보다 그릿 점수가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예를 들어, 웨스트포인트에서 가장 힘든 여름 훈련을 끝까지 버틴 학생들은 대부분 그릿 점수가 높았다.
또한 예술가, 운동선수, 교사, 기업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약점을 개선하고 장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태도가 성과를 만드는 것을 보여준다.
5. 그릿의 현대적 적용
현대 사회는 ‘빠른 성공’을 부추기지만, 그릿은 장기전에 더 적합한 전략이다.
- 개인: 목표를 10년 단위로 세우고, 매년 달성할 작은 목표를 만든다.
- 교육: 아이들에게 ‘실패를 통한 학습’의 가치를 가르친다.
- 기업: 직원 평가에서 단기 성과뿐 아니라 장기 프로젝트 완수 능력을 반영한다.
6. 비판적 시각
그릿이 성공의 핵심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절대 법칙은 아니다.
사회·경제적 자원, 건강, 운 등의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그릿’이 잘못 해석되면, 무조건 버티라는 ‘인내 만능주의’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저자도 중간에 목표를 바꾸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7. 개인적 성찰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나는 좋아하는 일에는 몰입하지만, 싫증을 빨리 내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릿의 ‘장기적 열정’이 부족한 부분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실행 계획을 세웠다.
- 매주 한 번은 내가 약하다고 느끼는 영역을 개선하는 연습을 한다.
- 단기 보상보다 장기적 성취를 위한 프로젝트를 하나 이상 유지한다.
- 실패 기록을 남기고, 복귀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다.
8. 결론
『그릿』은 재능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학생, 직장인, 기업가, 부모 등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실천 지침서다.
결국 성공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으며, ‘계속하는 힘’이야말로 최고의 무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