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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 신앙인가 의무인가? - 『십자가에 못 박힌 십일조』를 읽고

악마코뿔소 2025. 3. 30. 14:52

제목: 십일조, 신앙인가 의무인가? - 『십자가에 못 박힌 십일조』를 읽고

십일조문제
강요되는 십일조

1. 십일조란 무엇인가?

십일조(Tithe)는 전통적으로 ‘전체 수입의 10%를 하나님께 바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구약 시대 이스라엘의 율법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당시 십일조는 단순한 헌금이 아니라 공동체 운영을 위한 필수적인 제도였다.

(1) 구약 시대의 십일조

구약에서 십일조는 레위 지파의 생계 유지, 성전 관리,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구제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관련 성경 구절을 보면 다음과 같다.

  • 레위기 27:30-32: “땅의 십분의 일은 여호와의 것이니 그것은 여호와의 성물이라.”
  • 민수기 18:21-24: 레위인들의 생계를 위한 십일조 규정
  • 신명기 14:22-29: 십일조의 일부는 가난한 자들을 돕는 데 사용

(2) 신약 시대의 변화

예수님은 십일조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지만, 바리새인들이 십일조를 강조하면서도 정의와 자비를 실천하지 않는 모습을 비판하셨다(마태복음 23:23).

초대교회에서는 십일조보다 ‘자발적인 헌금’과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는 것’이 강조되었다(고린도후서 9:7). 신약 성경에서는 십일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3) 중세 교회와 십일조의 변질

중세 시대가 되면서 십일조는 신앙적인 의미보다는 교회의 재정을 위한 의무적 세금으로 변질되었다. 가톨릭 교회는 십일조를 강제하며 이를 거부하는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었고, 성직자들의 부를 축적하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4) 종교개혁과 이후 개신교의 십일조

루터와 칼뱅 등 종교개혁자들은 십일조의 강제성을 비판했으나, 결국 개신교 교회들도 재정 운영을 위해 십일조를 유지하게 되었다. 오늘날 많은 개신교 교회들은 십일조를 헌금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일부 교단에서는 십일조를 신앙생활의 필수적인 요소로 가르치고 있다.


2. 현대 교회의 십일조 문제

현대 교회에서는 십일조가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잘못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그 대표적인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1) 십일조를 ‘강제 헌금’으로 가르침

성경에서는 헌금을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일부 교회에서는 십일조를 신앙의 필수적인 요소로 강요한다.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축복을 받지 못한다”는 식의 가르침은 성경적 근거가 부족하다.

(2)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저주받는다는 가르침

말라기 3:10을 근거로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하나님의 저주를 받는다고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율법으로, 신약 시대의 개별 신자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3) 십일조 사용의 불투명성

일부 교회에서는 십일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 헌금이 목회자의 사치나 특정 계층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며, 재정 관리가 비공개로 운영되면서 신자들의 불신을 초래한다.

(4) 신도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줌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십일조를 내도록 강요하는 것은 신도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준다. 신약에서는 “각자의 형편에 맞게 기쁨으로 내라”고 가르치지, 일정 금액을 강요하지 않았다(고린도후서 8:12).

(5) 십일조를 ‘신앙 점검 도구’로 삼음

일부 교회에서는 십일조를 내는 사람만 교회 내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거나, 십일조를 내지 않는 성도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신앙의 깊이는 헌금의 액수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 책의 핵심 주장과 분석

이 책은 십일조에 대한 신학적, 역사적, 성경적 분석을 바탕으로 현대 교회의 십일조 관행이 왜곡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십일조가 신약 교회에서 강요될 필요가 없으며, 헌금은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십일조 폐지의 대안과 현실성

저자는 십일조 폐지를 주장하지만,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자유로운 헌금’이 교회의 재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부족하다. 작은 교회들이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교회들은 십일조 없이 운영하기 힘들 수도 있다.

(2) 교회 개혁의 기대치

십일조가 폐지된다고 해서 교회가 곧바로 바른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역사적으로 재정 문제는 종교와 분리하기 어려운 요소였으며, 십일조가 사라져도 교회의 부정적 요소가 자동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3) 신학적 해석의 신뢰성

저자는 신학적 방법론을 활용하여 십일조 본문을 재해석하지만, 그의 주장이 모든 신학자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기존 교단이나 신학자들의 견해와 비교하는 균형 잡힌 논의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4. 개인적인 느낌

이 책을 읽으며 십일조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현대 교회에서 십일조가 강요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감할 만했다. 신앙은 강제적인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실천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십일조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교회의 재정 운영은 어떻게 될 것인가? 또 헌금 방식이 바뀐다 해도 교회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십자가에 못 박힌 십일조』는 기존 신앙관에 도전하며, 십일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교회의 재정 운영과 신앙의 본질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결론: 십일조에 대한 올바른 이해

십일조는 원래 구약 시대에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제도였으며, 신약에서는 자발적인 헌금으로 변화되었다. 따라서 현대 교회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1. 십일조를 강요하지 않고 자발적인 헌금을 강조해야 한다.
  2. 헌금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3. 경제적으로 어려운 신도들에게 헌금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4. 신앙의 척도로 헌금을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신자들은 보다 자유롭고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께 헌금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